내 마음은… (파이롯트 커스텀 742 fa닙)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루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 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김동명, 「내 마음은」• 펜: 파이롯트 커스텀 742 fa닙 • 잉크: 펠리칸 에델슈타인 스타루비 • 종이: 밀크 PT지
2020.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