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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태초의 아침 (몽블랑 어린왕자 솔리테어 듀에 클래식 f닙) 몽블랑 어린왕자 솔리테어 듀에 클래식 F닙에 몽블랑 생텍쥐페리 잉크를 넣어, 로디아 A5 스프링 노트 위에, 윤동주 시인의 「또 태초의 아침」을 필사했습니다. 하얗게 눈이 덮이었고 전신주가 잉잉 울어 하나님 말씀이 들려온다. 무슨 계시일까. 빨리 봄이 오면 죄를 짓고 눈이 밝아 이브가 해산하는 수고를 다하면 무화과 잎사귀로 부끄런 데를 가리고 나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겠다. 윤동주, 「또 태초의 아침」 2019. 12. 29.
태초의 아침 (플래티넘 센츄리 부르고뉴 ef닙) 플래티넘 센츄리 부르고뉴 ef닙에, 제이허빈 Le Bordeaux De Tes Mots 잉크를 넣어, 로디아 A5 스프링 노트 위에, 윤동주 시인의 「태초의 아침」을 옮겨적었습니다. 마지막 연을 쓰다보니 몽블랑 루즈 앤 느와나 애거서 크리스티펜으로 적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괜히 드네요. ㅎㅎ 그 펜을 가지신 분들이 적으면 멋있을 것 같습니다. 봄날 아침도 아니고 여름, 가을, 겨울, 그런 날 아침도 아닌 아침에 빨—간 꽃이 피어났네. 햇빛이 푸른데, 그 전날 밤에 그 전날 밤에 모든 것이 마련되었네. 사랑은 뱀과 함께 독(毒)은 어린 꽃과 함께. 윤동주, 「태초의 아침」 2019. 12. 28.
사상이 익어가는 시간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 ef닙)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 ef닙에 몽블랑 미드나잇블루잉크를 넣어 로디아 A5 스프링 노트 위에, 윤동주 시인의 「돌아와 보는 밤」을 필사했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두는 것은 너무나 피로롭은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이옵기에― 이제 창을 열어 공기를 바꾸어 들여야 할 텐데 밖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상 같은데 비를 맞고 오던 길이 그대로 비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음 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사상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윤동주, 「돌아와 보는 밤」 2019. 12. 27.
침묵할 것 (파이롯트 커스텀 742 fa닙) 파이롯트 커스텀 742 fa닙에 제이허빈 부케당탕 잉크를 넣어, 로디아 A5 스프링노트 위에, 강은교 시인의 「사랑법」 중 일부를 필사했습니다.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강은교, 「사랑법」 中 2019. 12. 26.
창문만 열어도...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 ef닙)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 ef닙에 몽블랑 미드나잇블루잉크를 넣어 로디아 A5 스프링 노트 위에, 도종환 시인의 「책꽂이를 치우며」를 필사했습니다. 창 반쯤 가린 책꽂이를 치우니 방안이 환하다 눈앞을 막고 서 있는 지식들을 치우고 나니 마음이 환하다 어둔 길 헤쳐간다고 천만 근 등불을 지고 가는 어리석음이여 창 하나 제대로 열어놓아도 하늘 전부 쏟아져오는 것을 도종환, 「책꽂이를 치우며」 2019. 12. 26.
Let it go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 ef닙)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 ef닙에 몽블랑 미드나잇블루잉크를 넣어 로디아 A5 스프링 노트 위에, 도종환 시인의 「바람이 오면」을 필사했습니다.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도종환, 「바람이 오면」 2019. 12. 24.
서시 (펠리칸 M405 슈트레제만 ef닙) 펠리칸 M405 슈트레제만 ef닙에 펠리칸 에델슈타인 스모키쿼츠를 넣어, 로디아 A5 스프링 노트 위에,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필사했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 2019. 12. 22.
다들 어진 사람들 (라미 2000 마크롤론 ef) 라미 2000 마크롤론 EF닙에 이로시주쿠 월야를 넣어, 로디아 A5 스프링 노트 위에, 윤동주 시인의 「간판 없는 거리」를 필사했습니다. 정거장 플랫폼에 내렸을 때 아무도 없어, 다들 손님들뿐, 손님 같은 사람들뿐, 집집마다 간판이 없어 집 찾을 근심이 없어 빨갛게 파랗게 불붙는 문자도 없이 모퉁이마다 자애로운 헌 와사등에 불을 켜놓고, 손목을 잡으면 다들, 어진 사람들 다들, 어진 사람들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서로 돌아들고. 윤동주, 「간판 없는 거리」 2019. 12. 22.
즐거운 소식이 있기를。 (몽블랑 어린왕자 솔리테어 듀에 클래식 f닙) 몽블랑 어린왕자 솔리테어 듀에 클래식 F닙에 몽블랑 생텍쥐페리 잉크를 넣어, 로디아 A5 스프링 노트 위에, 천상병 시인의 「아침」을 필사했습니다. ​ 아침은 매우 기분 좋다. 오늘은 시작되고 출발은 이제부터다 세수를 하고 나면 내 할 일을 시작하고 나는 책을 더듬는다 오늘은 복이 있을지어다 좋은 하늘에서 즐거운 소식이 있기를. 천상병, 「아침」 2019.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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