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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사상이 익어가는 시간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 ef닙)

by 아이디스 2019.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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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 ef닙에 몽블랑 미드나잇블루잉크를 넣어 로디아 A5 스프링 노트 위에, 윤동주 시인의 「돌아와 보는 밤」을 필사했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두는 것은 너무나 피로롭은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이옵기에―

이제 창을 열어 공기를 바꾸어 들여야 할 텐데 밖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상 같은데 비를 맞고 오던 길이 그대로 비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음 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사상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윤동주, 「돌아와 보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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