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펜 리뷰

영생 601 14K F닙 개봉/시필 리뷰 (닙별 비교, F닙 사이즈 비교, Wing Sung 601 14K F nib)

아이디스 2021. 9. 1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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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를 보면, 원조가수를 긴장시킬만큼 똑같이 부르는 실력자들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 히든싱어처럼, 원조 파카51을 “그대로” 카피한 영생 601 만년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는 빈티지 파카51을 한자루 가지고 있고, 올해 나온 복각판51을 작년부터 손꼽아 기다렸었던 1인입니다. 그런데 복각판이 제가 기대했던 디자인과 사뭇 다르고, 예상한 가격보다 금닙 버전의 가격이 꽤 높아서, 아직까지는 구매를 유보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언젠가는 사겠지만요) 그러다가 영생 601의 존재를 알게되어 반쯤 호기심으로 구매해 보게 되었습니다.

타오바오에서 직구해서 배송대행지 통해 받았는데요, 배송대행료 포함해서 총 오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무려 14k 금닙이 달린 만년필을 살 수 있더라고요. (EF 금닙이 약간 더 비싸서, 살짝 더 싼 F 금닙으로 샀습니다.)

패키지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패키지 디자인은 ‘라미 사파리’ 패키지와 비슷하고, 후술하겠지만 펜은 ‘파카51’과 비슷합니다. (이거 다 아는 디자인이구먼)

 

 

저는 은색 스틸캡에 틸 블루 색상을 골랐습니다. 타오바오에서는 ‘14k 금닙이 들어간 601 만년필’과 ‘스틸닙이 들어간 601 만년필’을 팔고 있는데요, 캡모양이 서로 다릅니다. 저는 디자인은 스틸닙 버전이 좋고, 닙은 14k 금닙을 써보고 싶어서, 스틸닙 버전으로 만년필을 사고 14k 금닙은 별도로 추가 구매했습니다. 제품을 받았을때 스틸닙은 바로 빼버리고 14k 금닙으로 자가교체해서, 딱 제가 원하는 디자인과 사양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가진 빈티지 파카51과 같이 놓아보았습니다. 전체 길이와 캡의 길이가 소폭 차이가 나지만, 대봐야만 티가 나지, 멀리서보면 매우 비슷해보입니다.

 

 

캡을 열고 펜만 비교하면 더 똑같습니다. 영생601이 살짝 1~2mm 정도 더 길 뿐입니다.

 

 

캡의 주얼이나 화살클립도 매우 비슷합니다…. 어쩌면 정식 복각판보다 이 영생601이 더 근본 파카51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비교한 김에 배럴 구조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잉크 충전 방식의 차이로 인해 내부구조는 약간 다릅니다. 영생601(오른쪽)은 배큐매틱 필러(vacumatic filler)라서 꼭지의 캡을 열고 버튼을 눌러 충전하고요, 사실 파카51 초기형도 이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파카51의 잉크 충전방식이 에어로매트릭 필러(aerometric filler)로 바뀌는데요, 제가 가진 파카51(왼쪽)이 바로 이 에어로매트릭 필러입니다.

 

 

펜의 무게는 18g 정도 되었고, 길이는 닫았을 때 13.9cm, 열었을 때 12.9cm (캡을 포스팅하면 15.6cm) 정도였습니다.

 


 

시필을 위해 잉크를 넣었습니다. 잉크는 배럴색상에 어울리는 디아민 틸 (Diamine Teal) 색상으로 골랐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배큐매틱 필링 방식이라, 배럴 뒷부분의 캡을 열어 버튼을 여러번 누르면 됩니다. 충전방법은 케이스에 동봉된 매뉴얼에도 그림과 함께 중국어(!?)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중국어를 몰라서 그림만 보고 해봤는데 잘 충전되는 것 같습니다.

 

 

시필에 사용한 종이는 한국제지의 밀크 프리미엄(80 gsm)입니다. 글자 하나의 세로 크기는 5mm 정도입니다. 영생601의 필감은 매우 부드럽고 선 굵기는 살짝 굵어서 F닙과 M닙의 중간쯤되어 보입니다. 뽑기가 잘 된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파카51 M닙과 비슷한 굵기라서 2구 파우치에 함께 넣고 다니며 쓰기 좋습니다.

 

 

※ 물론, 같은 종이 위에, 같은 브랜드/같은 모델의 만년필을, 같은 잉크로 쓴다고 해도 펜 개체마다 편차가 있으니, 위의 시필샷은 그저 참고로만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마감면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캡 끝부분에 미세하게 마감이 덜 되었는지, 한번 캡을 닫고 다시 열어보니 캡으로 인해 배럴에 흠집이 생겼더라구요.(아래 왼쪽사진) 사포로라도 캡 안쪽을 좀 닦아줄 걸 그랬습니다. 그리고 실수로 떨어뜨려서 캡에 딩이 하나 생겼습니다.(아래 오른쪽 사진) 이런건 중고 매물로 나오는 빈티지 파카51 쇼핑하다가 자주 보았던 것이라, 처음 겪는 일이지만 친숙하더라구요.

 

 

이렇게 된 이상 이 펜은 전투용으로 막 쓰기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영생601 만년필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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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만년필은 가성비 측면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듯 합니다. 제조기술력이나 복제기술력(?)도 상당하구요. 다만 그 좋은 기술력으로 모방만 하기 보다는, 모방하고 싶을 정도로 탁월한 원조로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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